'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상의 재개발조합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후 조합원이 사망하였는데 그 상속인 역시 본래부터 해당 조합의 조합원인 경우, 사망한 기존 조합원의 '입주권(분양권)'이 상속인 조합원에게 그대로 이전(승계)되는가?
저희 사무실에서는 위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소송을 수행하여 가처분과 본안소송에서 모두 승소한 바 있습니다. 이에 본 글에서는 해당 사건에서 제출된 준비서면 내용을 원용하여 이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이하의 내용은 실제 법원에 제출된 준비서면 내용을 블로그 형식에 맞게 편집 및 수정한 것입니다.
사실관계에 대한 서술 중 날짜와 성명은 실제와 다르게 변경하였습니다. '원고'는 조합원이면서 동시에 사망한 다른 조합원의 상속인 지위에 있던 사람이고, '피고'는 재건축조합입니다. 피고는 1세대 1주택 공급원칙을 내세우며 "원고가 사망한 조합원의 입주권을 상속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사안에서 문제된 '도시정비법'은 2022. 2. 3. 법률 제188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을 말합니다.
1. 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 제3호 적용 여부
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 제3호는 “조합설립인가 후 1명의 토지등소유자로부터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이나 지상권을 양수하여 여러 명이 소유하게 된 때”에는 그 여러 명을 대표하는 1명을 조합원으로 본다는 규정입니다. 이는 문언 그대로 1명의 토지등소유자, 즉 1명의 조합원으로부터 그 부동산 소유권을 여러 명이 양수한 경우 그 중 1명을 대표자로 정하여 조합원으로 본다는 조항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원고의 경우에는 기존 조합원인 원고가 다른 조합원 김철수의 지위를 승계(양수)한 경우이므로, 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 제3호는 원고 사안에 적용될 여지가 없습니다.
2.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6호 적용 여부
다음으로,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6호 역시 원고 사안에 적용될 조항이 아닙니다. 제76조 제1항은 “관리처분계획의 내용은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른다”고 하면서 6호에서 “1세대 또는 1명이 하나 이상의 주택 또는 토지를 소유한 경우 1주택을 공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도시정비법 제76조는 “관리처분계획의 수립기준”이라는 그 제목 그대로 관리처분계획의 수립기준을 정하고 있는 조항입니다. 그 수립기준 중 하나가 “1세대 또는 1명이 하나 이상의 주택 또는 토지를 소유한 경우 1주택을 공급(가격의 범위 등에 따라 예외적으로 2주택 공급)”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리처분계획 수립 및 이를 위한 수립기준의 적용은 당연히 ‘인가’ 전(前)에 이뤄지고, 관리처분계획은 인가로 인하여 비로소 그 내용이 법적으로 확정됩니다. 그리고 사업시행자(조합)는 이렇게 인가받은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신축 건물을 조합원인 ‘토지등소유자’에게 공급할 의무가 있습니다(도시정비법 제79조 제1항, 제2항). 또한 바로 그렇기 때문에 ‘토지등소유자’는 관리처분계획 인가일에 ‘입주권’을 취득한 것으로 보며, 이는 ‘변경인가’가 이뤄진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 정비사업에 대한 관리처분계획 인가는 2018. 6. 13.에 이루어진 반면 김철수가 사망한 것은 그로부터 한참 뒤인 2020. 7. 9.입니다. 즉 관리처분계획 수립 및 인가 당시, ⅰ) 이 사건 부동산은 원고가 아니라 ‘김철수’에게 귀속되어 있었고, ⅱ) ‘가상동 54-3 외 1필지 및 그 지상 건물’만이 ‘원고’에게 귀속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김철수와 원고는 ‘세대’도 달리하였으므로,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6호의 “1세대 또는 1명”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갑 제19호증 김철수 주민등록초본, 갑 제20호증 원고 주민등록초본).
따라서 원고 사안에서는 관리처분계획의 수립기준 중 하나인 “1세대 또는 1명이 하나 이상의 주택 또는 토지를 소유한 경우 1주택을 공급”한다는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6호가 적용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3.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의 확인
실제로 수립 및 인가된 피고의 관리처분계획을 보면 김철수와 원고에게 각각 별개의 입주권(각각 2주택씩 총 4주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시정비법 제79조 제1항 및 제2항에 의하면 피고는 위와 같이 인가된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신축건물을 공급할 의무가 있는바, 김철수 및 원고는 관리처분계획 인가일인 2016. 7. 13.에 각자가 소유하고 있던 별개의 부동산 및 조합원 지위에 기초하여 각자의 입주권을 취득하였습니다.
원고는 바로 위와 같이 법적으로 ‘자신의 입주권과 구별되어 이미 성립 및 확정되어 있던 김철수의 입주권’을 김철수의 사망에 따라 승계취득한 것입니다. 더군다나 원고는 2021. 2. 26. 김철수로부터 승계받은 입주권에 기초하여 피고와 공급계약까지 체결하였습니다.
위와 같이, 피고가 ‘원고가 승계받은 김철수의 입주권 및 이 사건 공급계약’을 부정하면서 그 근거로 내세운 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 제3호 및 같은 법 제76조 제1항 제6호는 원고 사안에 적용될 규정이 전혀 아니며, 기타 도시정비법 및 관련 법령, 피고의 조합정관 어디에도 별도로 승계받은 ‘피승계인(피상속인)의 입주권’이 ‘승계인 자신의 기존 입주권’으로 인하여 소멸한다거나 이미 성립한 공급계약의 효력이 부정된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4. 피고 조합정관의 경우
오히려 피고의 조합정관 제9조 제5항은 “양도ㆍ상속ㆍ증여 및 판결 등으로 조합원의 권리가 이전된 때에는 조합원의 권리를 취득한 자로 조합원이 변경된 것으로 보며, 권리를 양수받은 자는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 및 종전의 권리자가 행하였거나 조합이 종전의 권리자에게 행한 처분, 청산 시 권리ㆍ의무에 관한 범위 등을 포괄승계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피고는 현재 원고가 승계받은 김철수의 입주권을 부정하며 이 사건 부동산과 관련된 부분은 ‘현금청산’이 가능할 뿐이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입주권’을 부여하지 않고 ‘현금청산’을 하는 경우에 대하여 규정한 조합정관 제44조 제4항은 원고 사안과 같은 경우를 ‘현금청산’을 하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 피고 조합정관 제44조 제4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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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론
따라서 피고의 관리처분계획 인가에 따라 김철수가 부여받은 입주권이 원고에게 승계되었는지 여부는, 상속 내지 권리·의무의 승계에 관한 일반법리, 위 조합정관 제9조 제5항 및 조합정관 제44조 제4항,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공급계약 내용에 따라 결정됨이 마땅하고, 이에 의하면 현재 김철수의 입주권이 원고에게 귀속되어 있음은 명백하다고 할 것입니다.
원고는 분양신청 및 관리처분계획 수립 이후 김철수의 사망으로 인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입주권자의 지위를 적법하게 승계한 자로서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입주권자의 지위를 적법하기 보유하고 있으며, 김철수의 사망이라는 우연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분양권자의 지위가 상실되었다고 주장하는 피고의 주장은 전혀 타당성이 없습니다.
본 글에는 필자의 견해가 포함되어 있으며, 유관기관이나 법원의 판단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리의 적용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작성자: 박시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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