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ㅣ소송

렌터카를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 운송 처벌 사례에 대한 비판적 검토

박시완 변호사 2026. 10. 22. 16:58

 

1. 들어가며

 

여객자동차법(이하 '여객법')은 '렌터카 임차인에 대한 운전자 알선행위'나 '렌터카를 이용한 유상운송행위'를 금지하고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는 자동차대여사업(렌터카사업)과 택시 등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구분하고, 후자의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여객법은 2015년 개정 때 '외국인' 임차인 등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자동차대여사업자(이하 '렌터카사업자')가 자동차대여와 함께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는 예외(제34조 제2항 단서 제1호 가목)를 신설했습니다.

위 예외에 해당하는 경우 여객법 제34조 제2항 본문이 금지하는 위법한 '운전자 알선'이나 제34조 제3항이 금지하는 위법한 '유상운송행위'로 취급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약, 렌터카사업자가 '외국인'이 아니라 '여행사'나 '호텔'과의 자동차대여계약을 통해 외국인에게 렌터카와 운전자를 제공할 경우 여객법이 금지하는 '위법한 운전자 알선행위' 또는 '유상운송행위'에 해당할까요? 

아니면 이 경우 여객법 제34조 제2항 단서 제1호 가목의 예외가 적용되어 여객법이 허용하는 적법한 '외국인에 대한 렌터카 대여 + 운전자 알선'에 해당할까요?   

​본 글에서는 인천지방법원 2015고정3363 판결 및 그 항소심 판결인 인천지방법원 2016노675 판결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통해 위 쟁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필자는 위 판결 사건의 변호인이 아니었으며, 해당 사건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단지 여객법 관련 자문 업무를 오랜 기간 수행해 온 변호사로서 판결의 결론에 의문이 있어 본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2. 여객법 조항의 확인

 

제34조(유상운송의 금지 등) 

② 누구든지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 

1. 자동차대여사업자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동차 임차인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는 경우
가. 외국인
나. 장애인복지법 제32조에 따라 등록된 장애인
다. 65세 이상인 사람
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마. 자동차를 6개월 이상 장기간 임차하는 법인
바. 관광을 목적으로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 이 경우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로 한정한다.
사. 본인의 결혼식 및 그 부대행사에 이용하는 경우로서 본인이 직접 승차할 목적으로 배기량 3천시시 이상인 승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

③ 자동차대여사업자는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하여 사업용자동차를 사용하여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여서는 아니 되며, 누구든지 이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인천지방법원 '2015고정3363' 및 '2016노675' 판결의 확인

가. 사실관계

렌터카사업자인 A사는 여행사 K사로부터 일본인 관광객에 대한 렌터카 및 운전자 제공을 요청받고, 운전기사인 E에게 A사 소유 렌터카인 스타렉스 승합차량을 배차하여 위 일본인 관광객을 인천공항에서 서울 강남구 소재 코엑스 호텔까지 운송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요금을 여행사 K사로부터 지급받았습니다. 

​나. 법원의 판결

​1심 법원은 렌터카사업자인 A사의 행위를 여객법 제34조 제3항에 위반한 유상운송행위로 보고 A사에 대한 유죄 판결을 하였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15고정3363 판결).

이러한 1심 판결에 대하여 A사는 "자신의 행위는 여객법 제34조 제2항 단서 제1호 가목에 따라 외국인에 해당하는 일본인 관광객에게 차량을 렌트하고 운전자를 알선한 것이므로 여객법 위반이 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항소를 제기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 역시 A사와 자동차대여계약을 체결한 것은 '외국인(일본인 관광객)'이 아니라 여행사인 K사로 보아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A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유죄 판결을 유지하였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16노675 판결).  


 

4. '자동차 대여+운전자 알선'의 원칙적 금지 및 예외적 허용의 입법 취지

 

여객자동차법 제34조 제2항 본문은 “누구든지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누구든지”에는 ‘자동차대여사업자’ 역시 포함됩니다. 

해당 조항의 취지는 자동차대여사업과 여객자동차운송사업(특히 택시운송사업)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함입니다. 자동차대여사업자가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면, 실질적으로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결과가 되어 관련 규제를 우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동항 단서는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고 하여, 운전자 알선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외는 일정한 특성을 가지는 임차인의 편의 도모와 특수한 목적(상황)과 관련한 사회적 필요성을 반영한 것입니다. 특히 아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하 '외국인 등')는 출신, 신체, 연령에 따른 특성상 ‘자력 운전이 곤란한 자’들로서, 그 입법취지는 이들의 이동권과 편의를 보장하고 자동차대여사업의 이용 가능성을 확대하는 데 있습니다. 

● 외국인(가목) 
● 장애인(나목) 
● 65세 이상인 사람(다목)

특히 본 글에서 다루는 '외국인'의 경우 국내 도로상황이나 교통환경에 익숙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데 그 취지가 있습니다. ​

 


 

5. 인천지방법원 2015고정3363 판결 등에 대한 비판적 검토

 

위 4항에서 살펴본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여객법 제34조 제2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자동차대여사업자가 자동차를 대여하면서 운전자를 알선해 줄 수 있는 ‘외국인’, ‘장애인’, ‘65세 이상인 사람’이 “자동차 임차인”인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자동차대여계약의 당사자(임차인)를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해당 자동차대여계약에 따라) 실제 그 렌터카에 승차하여 이동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함이 타당합니다.   

​민사법적으로 자동차대여계약 체결 시 대여료(렌트비) 지급 등 의무를 부담하는 '계약서상의 임차인에 해당하는 자'와 ‘실제 차량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자’가 일치할 것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도 현실적 필요에 따라 대여계약상의 ‘자동차임차인’과 ‘실제 자동차를 이용하는 자’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 여객법 제34조 제2항 단서 제1호가 '운전자 알선'의 예외적 허용을 인정한 취지가 ‘자력 운전이 곤란한 자’의 이동에 대한 편의 등을 제고하는 데 있으므로, ‘실제 차량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자’가 동항 단서의 외국인, 장애인, 65세 이상인 사람 등에 해당하여 그 이동의 편의 및 안전을 제고할 필요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함이 법의 취지에도 부합하고 합리적입니다. 

예컨대 ‘내국인’이 제주도를 방문한 ‘외국인’ 친구를 위하여 자신이 자동차대여계약상의 임차인이 되어 렌터카를 임차하되 '외국인' 친구만 해당 차량에 승차하여 이동하게 하는 경우 비록 ‘자동차대여계약상의 임차인’은 ‘외국인’이 아니지만 ‘실제 차량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자’가 ‘외국인’이므로 여객법 제34조 제2항 단서 제1호 가목에 따라 운전자 알선이 허용된다고 봄이 타당합니다. 

또 다른 예로 ‘비장애인 부모’가 ‘장애인 자녀’를 위하여 렌터카를 임차하고 그 차량에 자녀만 승차하여 이동하는 경우 당연히 여객법 제34조 제2항 단서 제1호 나목에 따라 운전자 알선이 허용된다고 봄이 마땅하며, 자동차대여계약의 당사자인 부모가 ‘비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여객자동차법 제34조 제2항 단서 제1호의 적용을 배제하고 운전자 알선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닙니다.      

 

인천지방법원의 1, 2심 판결은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지 않고 '외국인(관광객)'이 아니라 여행사 K가 자동차대여계약의 당사자였다는 형식적인 요소에 치중하여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을 하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형벌법규를 해석할 때 피고인에게 유리한 경우에는 유추해석이나 확장해석이 가능하다는 점(대법원 2004도4049 판결 등)과 여행사와의 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자동차 대여료를 부담하는 주체는 결국 '외국인(관광객)'이라는 점까지 고려하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여객법 제34조 제2항 단서 제1호가 외국인 등이 "임차인"인 경우에 운전자 알선의 예외가 허용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본건 판결들이 법률 문언에 충실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문언에 충실한 해석을 밀어붙인다면, 판결 사안과 반대로 렌터카사업자와 자동차대여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은 외국인 또는 장애인인데, 정작 그 자동차를 실제 이용하는 사람은 내국인 또는 비장애인인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여객법 제34조 제2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운전자 알선이 허용되는 경우로 보아야 할까요?

 

문언에 충실한다면 여하튼 "임차인"이 외국인 또는 장애인이므로 실제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내국인 또는 비장애인이더라도 운전자 알선이 허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입법 취지에 배치되는 결론이라고 사료됩니다.   

 


 

6. 한국여행업협회의 권고

 

여객법 제34조 제2항 단서 제1호의 법률 문언과 본 글에서 다룬 인천지방법원 판결 등을 고려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한국여행업협회는 '외국인 단체관광객 수송을 위한 렌터카 계약절차 개선 방안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에서 "계약당사자는 반드시 자동차대여사업자와 렌터카를 이용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이어야 하고 여행사는 외국인 관광객의 '대리인'으로서 자동차대여계약을 체결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천지방법원의 1, 2심 판결의 타당성에는 의문이 있지만, 여객법 제34조 제2항 단서 제1호의 개정이나 명시적인 판례 변경이 없는 상태에서는 위 권고를 따르는 것이 법적으로 안전할 것입니다. 

 

한국여행업협회 홈페이지 2024. 7. 24.자 공지사항

 

 


본 글에는 필자의 견해가 포함되어 있으며, 유관기관이나 법원의 판단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리의 적용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작성자: 박시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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