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ㅣ소송

미반납 렌터카 강제회수의 법적 위험성과 적법성 제고 방안

박시완 변호사 2026. 10. 27. 16:43

 

1. 들어가며

 

렌터카 대여 후 계약이 종료 또는 해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이 차량을 반납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에 일부 렌터카사업자들은 미반납 시 차량 회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대여계약서에 '임대계약 종료 후 임차인이 차량을 반납하지 않는 경우 렌터카사업자가 이를 임의로 회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항(이하 ‘임의회수 조항’)을 추가하기도 합니다. 

필자는 과거 렌터카사업자 단체로부터 이와 관련한 법률검토를 요청받고 의견서를 작성한 바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해당 의견서를 기초로 하여 미반납 렌터카 임의회수의 법적 위험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적법성을 제고하는 방안에 대하여 다루고자 합니다. 


 

 

2. 렌터카사업자가 '임의회수 조항'에 따라 차량을 회수할 경우 범죄(권리행사방해죄) 성립 가능성  

 

     가. 권리행사방해죄 성립 여부 (일반론)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형법 제323조). 

 

범죄의 주체는 '자기의 물건'을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으로 제공한 '소유자'입니다. 그리고 구성요건 중 ‘취거’란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물건에 대한 점유자의 사실상의 지배를 배제하고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상의 지배하에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

 

주의할 점은 일단 적법한 권원에 기하여 물건에 대한 점유를 개시한 이상 그 후 계약 해지 등으로 물건을 소유자에게 반환할 사정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반환할 때까지는 권리행사방해죄의 대상인 "타인의 점유"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즉 그 "타인의 점유"가 소유자와의 관계에서 현재 위법한 점유라고 하더라도 권리행사방해죄로 보호가 됩니다.  

 

따라서 렌터카사업자가 대여기한이 종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이 반환하지 않고 있는 렌터카사업자 소유의 대여 차량을 임차인(또는 '임차인으로부터 점유를 허가 또는 승계 받은 자')의 의사에 반하여 회수하는 경우 권리행사방해죄를 구성하게 됩니다(대법원 1989. 7. 25. 선고 88도410 판결).

 

참고로 차량의 소유자인 회사(A)의 직원인 B가 채권추심업체를 통하여 차량 점유자(C)의 의사에 반하여 회사(A)의 차량을 견인해 온 행위에 대하여 '절도죄'를 인정한 판례도 존재합니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도13329 판결).

     ​나. 임의회수('사적 강제집행') 합의가 미치는 영향

대법원은 임의회수 조항과 같이 채권자가 채무자의 계약위반이 존재할 경우 임의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도록 한 '계약조항'에 대하여, "강제집행은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사법권의 한 작용을 이루고 채권자는 국가에 대하여 강제집행권의 발동을 신청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을 뿐이므로, 법률이 정한 집행기관에 강제집행을 신청하지 않고 채권자가 임의로 강제집행을 하기로 하는 계약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는 입장입니다.  

​위 대법원 판결은 임대차계약 사안으로, "본 임대차계약의 종료일 또는 계약해지통보 1주일 이내에도 임차인이 임차인의 소유물 및 재산을 반출하지 않은 경우에는 임대인은 임차인의 물건을 임대인 임의대로 철거 폐기처분 할 수 있으며, 임차인은 개인적으로나 법적으로나 하등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계약조항의 효력이 문제되었는데, 대법원은 "해당 임대차계약 조항은 무효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5. 3. 10. 선고 2004도341 판결).

 

대법원의 위와 같은 입장을 고려할 때, 별도로 형법 제20조 내지 제24조의 '위법성조각사유'의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아닌 이상, 자동차대여계약에 ‘임의회수 조항’이 들어 있다는 사유만으로 렌터카사업자가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차량을 회수한 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부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특히 형법 제24조의 ‘피해자의 승낙’은 사전승낙도 가능하지만 언제든지 자유로이 철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임대차계약상의 ‘임의회수 조항’이 ‘피해자의 승낙’으로 기능하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대여기한 종료 후 차량 반환요구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이 반환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 자체가 이미 '렌터카사업자의 차량 회수에 대한 기존 승낙을 철회'한 것으로 취급되어, ‘임의회수 조항’에도 불구하고 렌터카사업자가 차량을 회수하는 시점에는 ‘피해자(임차인)의 승낙’이 부존재한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대법원(2006. 4. 27. 선고 2005도8074 판결)  역시 사무실 임대차계약 종료 후 임대인이 단전조치를 취하여 업무방해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임대인이 주장한 '피해자의 승낙' 주장을 배척하면서, "설사 계약상의 근거가 있다 하여도 피해자의 승낙은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해자(임차인) 측이 단전조치에 대해 즉각 항의하였다면 그 승낙은 이미 철회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3. 차량회수의 정당행위 성립 가능성 제고 방안 (위법성 감쇄 방안)

대법원은 형법 제20조 정당행위와 관련해서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①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②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③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④ 긴급성, ⑤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5도8074 판결).

 

한편, 형법 제23조의 자구행위라 함은 ‘법정절차에 의하여 청구권을 보전하기 불능한 경우에 그 청구권의 실행불능 또는 현저한 실행곤란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행위’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동이나 은닉이 불가능한 '부동산'과 달리, '동산' 특히 애초에 '이동수단'인 자동차의 경우 이동이나 은닉이 매우 용이하다는 점에서 일단 그 소재(所在) 파악이 힘들어지면 렌터카사업자가 소송 및 강제집행절차를 통해 차량을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경우 사전절차인 가처분 등 보전처분절차 역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1) 렌터카의 대여가 계약위반 또는 기간만료로 적법하게 종료하였으나 임차인이 차량을 반환하지 않고 있고 2) 임차인과 차량 모두 소재불명이거나 임차인의 소재는 확인되나 임차인이 차량의 소재를 숨기거나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3) 렌터카사업자가 차량 소재를 파악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과정에서 또는 우연히 차량의 소재를 파악하게 되었고, 4) 현재의 차량 점유자를 파악해서 자초지정 및 차량반환의사 등을 확인하고자 했으나 그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5)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렌터카사업자가 차량을 두고 현장을 떠날 경우) 다시 차량의 소재가 불명하게 될 우려가 있어 부득이하게 일단 차량의 점유를 확보하는 경우 ‘정당행위’ 또는 ‘자구행위’로 인정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됩니다. 

​특히 위 상황들에 더하여, 6) 자동차관리법의 '운행정지명령'까지 존재하는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즉 운행정지명령의 존재만으로는 위법성조각사유를 구성하기 어렵겠지만, 그 존재는 위와 같은 다른 상황들과 결합하여 정당행위 성립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설사 위 1) ~6)의 충족에도 불구하고 정당행위가 인정되지 않아 결국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하더라도, 위 사정들의 존재는 적어도 임의회수의 위법성을 감쇠하는 기능을 하여 '양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사료됩니다. 

 

한편, 권리행사방해죄 등으로 인정될 가능성을 더욱 낮추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상황들이 충족될 때 바로 차량의 점유를 확보하여 이동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차량을 일단 발견한 자리에 그대로 두되 임차인이 차량을 이동시킬 수 없도록 하는 물리적 조치를 취하고, 그 후 임차인 등과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나아 보입니다.

 

해당 차량은 이미 운행정지명령이 내려진 차량이고 임차인이 이를 운행할 경우 그 자체로 형사처벌 대상이므로, 위와 같이 ‘차량의 이동을 막는 조치’는 렌터카사업자가 ‘차량을 회수해가는 조치’와 비교할 때 정당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미반납 렌터카 임의회수의 '정당행위 성립 조건'이나 '위법성 감쇠 사정' 등을 직접적으로 다룬 판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실제로 차량 회수행위로 나아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횡령 고소를 통한 임차인 압박, 차량인도소송을 본안으로 한 점유이전금지 가처분 등 적법한 수단을 먼저 시도하고 그것이 어려울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함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참고로 렌터카 대여계약 해지 또는 대여기간 종료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이 정당한 이유없이 렌터카의 반환을 거부할 경우 해당 행위는 횡령죄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횡령죄로 처벌된 사례들도 존재합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19고단1268 판결 등).  


 

본 글에는 필자의 견해가 포함되어 있으며, 유관기관이나 법원의 판단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리의 적용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작성자: 박시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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