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무 · 상사분쟁

5% 보고의무 위반 주식, 주주총회 '발행주식총수'에서 제외 여부

박시완 변호사 2026. 7. 28. 21:10


1. 들어가며

 

자본시장법상 5% 대량보유 보고의무를 위반한 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될 때, 그 '의결권 제한 주식'이 주주총회 결의요건의 기초가 되는 '발행주식총수'에서도 제외되는지 여부에 대해 실무상 논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명확히 다룬 문헌을 찾기가 어려운 거 같습니다.  

이에 본 글에서는 해당 쟁점에 대하여 법령, 판례, 등기선례 등을 종합하여 체계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2. 문제의 소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제147조는 상장회사 주식 등을 5% 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보유비율이 1% 이상 변동한 경우, 5일 이내에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보고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의무를 위반하면 자본시장법 제150조 제1항에 따라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5%를 초과하는 부분 중 위반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이 경우 의결권이 제한된 주식은 주주총회 결의요건인 '발행주식총수'를 산정할 때 제외하여야 하는가?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발행주식총수에서 제외하느냐 산입하느냐에 따라 보통결의의 성립정족수(발행주식총수의 1/4 이상)와 특별결의의 성립정족수(발행주식총수의 1/3 이상) 충족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상법 제371조의 체계적 이해

 

    가. 상법 제371조의 규정 구조

 

상법 제371조는 주주총회의 정족수 산정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두 가지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구분 내용 해당 주식
제1항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지 않는 주식 종류주식(제344조의3), 자기주식(제369조 제2항), 상호주(제369조 제3항)
제2항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수에 산입하지 않는 주식 특별이해관계인이 소유한 주식(제368조 제4항), 감사 선임 시 3%를 초과하는 주식(제409조 제2항)

    나. 1995년 상법 개정과 제371조의 해석 변화 : 제1항과 제2항의 구별 실익 소멸

 

원래 상법 제371조는 1995년 상법 개정 이전의 결의요건을 전제로 한 조항이었습니다. 개정 전 상법은 '의사정족수'와 '의결정족수'를 구분하여, 제1항은 의사정족수와 의결정족수 모두에서 제외하고, 제2항은 의결정족수에서만 제외하라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1995년 상법 개정으로 의사정족수 개념이 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371조는 개정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의사정족수 부분이 삭제되었기 때문에 제1항과 제2항의 구분은 무의미해졌음에도 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입법의 불비로 보입니다.

 

이 점은 이하에서 살펴볼 대법원 판례의 해석에도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1995년 상법 개정 이후에는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되 의결권만 행사할 수 없는 주식'과 '발행주식총수에서 아예 제외되는 주식'의 구별 실익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4. 대법원 2016다222996 판결의 법리 : 목적론적 해석의 채택

 

감사 선임 시 대주주의 3% 초과 주식은 상법 제371조 제2항에서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수'에만 산입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동조 제1항의 '발행주식총수 불산입' 대상으로는 열거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16다222996 판결은 3% 초과 주식을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면 특정 대주주의 지분이 78%를 초과하는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1/4 이상이라는 정족수를 충족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감사를 필요적 상설기관으로 규정한 상법의 기본 입장과 모순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제371조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3% 초과 주식은 발행주식총수에 산입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상법 제371조의 문언을 넘어서는 목적론적 해석을 채택한 것으로, '제371조 제1항에 열거되어 있지 않더라도 의결권이 없는 주식은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의 기초를 확립하였습니다. 나아가 이 판결은, 앞서 본 1995년 상법 개정 이후 제371조 제1항과 제2항의 구별 실익이 사라졌다는 해석론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도 이해될 여지가 있습니다. 

 

 

5. 특별법상 의결권 제한 주식의 취급 : 등기선례와 하급심 판례

 

    가. 상업등기선례의 입장

 

상업등기선례 제201112-1호(2011. 12. 1.자, 사법등기심의관-2947 질의회답)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상법 이외에 자본시장법, 공정거래법 등 특별법에 따라 의결권이 제한되는 경우에도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지 않음"

 

이 선례는 자본시장법 제150조에 의한 의결권 제한이 '법률의 규정에 의한' 의결권 제한에 해당하며, 이러한 경우에는 해당 주식을 발행주식총수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실무 취급을 확인한 것입니다.

 

    나. 하급심 판례의 태도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0. 29. 선고 2019가합562133 판결과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0. 10.자 2019카합21290 결정은 모두, 상법 제371조 제1항이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지 않는 주식으로 종류주식, 자기주식, 상호주만을 열거하고 있지만,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자본시장법 제150조 제1항 등 특별법상 의결권이 없는 주식도 발행주식총수에 산입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취하였습니다.

 

    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1가합13563 판결의 시사점

 

한편,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1가합13563 판결(신주발행무효 사건)의 경우 비록 판결문 본문의 각주에 서술한 내용이지만, 대법원 2016다222996 판결을 인용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주식의 의결권 수 또한 발행주식총수에 산입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6.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결정을 받은 주식'의 취급에 관한 대법원 97다50619 판결의 재검토 

 

    가. 대법원 97다50619 판결의 사실관계와 적용법률

 

본 글에서 다루는 쟁점과 관련하여 대법원 97다50619 판결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판결은 주식 자체가 유효하게 발행되었으나, 주식의 이전 등 관계로 당사자 간에 주식의 '귀속'에 관하여 분쟁이 발생하여, 진실의 주주라고 주장하는 자가 명의상의 주주를 상대로 의결권행사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받은 사안이었습니다.

 

해당 사안에서 대법원은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결정을 받은 주주의 주식 수'가 주주총회 결의요건에 관한 구 상법 제368조 소정의 '발행주식 총수'에 포함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위 판결이 적용법률을 '구 상법(1995. 12. 29. 법률 제50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8조 제1항'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1995년 상법 개정으로 의사정족수가 폐지되기 '이전'의 법을 전제로 한 판결입니다.

 

    나. 현행법 체계에서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1995년 상법 개정으로 의사정족수 개념이 폐지된 이후에는 상법 제371조 제1항과 제2항의 구별 실익이 사라졌습니다. 대법원 97다50619 판결이 전제한 '발행주식총수에는 산입하되 의결권만 행사할 수 없는 주식(제2항)'과 '발행주식총수에서 아예 제외되는 주식(제1항)'의 구별이라는 법적 기초 자체가 현행법 체계에서는 더 이상 의미를 가지기 어렵습니다.

 

대법원 2016다222996 판결이 제371조의 문언을 넘어서는 목적론적 해석을 채택하여, 제371조 제2항에 규정되어 있는 주식(감사 선임 시 3% 초과 주식)도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 역시를 이를 뒷받침합니다. 

 

    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카합21290 결정의 유형별 구별론

 

나아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0. 10.자 2019카합21290 결정은 보다 명확히 대법원 97다50619 판결의 사정거리를 한정하는 방향의 판시를 하고 있습니다. 이 결정은 외관상으로는 동일하게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이 내려진 주식이라 하더라도, 그 의결권 제한의 원인에 따라 구별하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1) 주식의 발행 자체에는 하자가 없고 단순히 주주권의 귀속에 다툼이 있어 가처분이 내려진 경우(97다50619 판결의 사안과 같은 경우)에는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2) 주식 발행 자체의 효력이 다투어지고 있어 가처분이 내려진 경우에는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라. 소결 - 97다50619 판결은 한정적으로만 유효

 

이상의 분석을 종합하면, 대법원 97다50619 판결의 법리는 현행법 체계에서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해당 판결은 '주식이 적법·유효하게 발행되어 그 존재 자체에 다툼이 없고, 단순히 주주권의 귀속만 문제되어 가처분이 내려진 경우'에 한정하여 유효한 것으로 이해함이 타당합니다.

 

이를 넘어서 '법원의 가처분에 의한 의결권 제한 주식은 일체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한다'는 일반 명제로 확장하는 것은, 1995년 상법 개정 이후의 법 체계, 2016다222996 판결의 목적론적 해석, 그리고 2019카합21290 결정의 유형별 구별론에 비추어 볼 때 지지하기 어렵습니다.

  

 

7. 5% 보고의무 위반과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의 관계

 

자본시장법상 5% 보고의무 위반이 있을 경우, 회사는 법원의 판단을 받지 않고 그 위반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가능합니다. 즉, 주주총회 의장(통상 대표이사)이 자신의 1차적 판단권에 기초하여 5% 보고의무를 위반한 주주의 의결권을 총회 현장에서 직접 제한할 수 있습니다. 실제 실무상으로도 그렇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주총회 의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회사(기존 경영진) 입장에서는 굳이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필요성이 크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일정한 필요에 따라 이러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이 신청되어 법원에서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그 의결권 제한의 법적 성격이 '법률에 의한 제한'에서 '가처분에 의한 제한'으로 변환되는 것은 아닙니다. 의결권 제한의 본질적 근거는 여전히 자본시장법 제150조라는 법률 규정이고, 가처분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집행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앞서 살펴본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을 받은 주식에 관한 대법원 97다50619 판결의 법리('발행주식 총수 포함')를 5% 보고의무 위반 사안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대법원 97다50619 판결은 가처분 결정 자체가 의결권 제한의 유일한 법적 근거인 사안(주식 귀속 분쟁)에 관한 것이었으나, 5% 보고의무 위반의 경우에는 법률이 직접 의결권 제한의 효력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업등기선례 제201112-1호가 '자본시장법, 공정거래법 등 특별법에 따라 의결권이 제한되는 경우에도 발행주식총수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결론적으로, 5% 보고의무 위반으로 자본시장법 제150조에 의해 의결권이 제한되는 주식은, 확인적 성격의 가처분을 받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발행주식총수에서 제외됨이 타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8. 발행주식총수 불산입 시 정족수 산정 방법

 

[예시 — 발행주식총수에 불산입하는 경우 보통결의 정족수 계산]

① 총발행주식총수: 200주

② 무의결권 배당우선 주식: 30주, ③ 자기주식: 40주

④ 자본시장법 제150조에 따라 의결권 제한된 주식: 30주

 

→ 정족수 계산시 발행주식총수 = ①(200주) - ②(30주) - ③(40주) - ④(30주) = 100주

→ 위 ②, ③, ④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수에서도 제외

→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 100주 모두 출석한 경우의 의결정족수: 51주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1/4인 25주 충족 + 출석주주 의결권 과반수 충족)

 

 

9. 나가며

 

비록 아직 이를 직접 다룬 대법원 판결은 존재하지 않지만, 1995년 상법 개정 이후 상법 제371조 제1항과 제2항의 구별 실익이 소멸하였다는 점, 대법원 2016다222996 판결이 확립한 목적론적 해석, 그리고 상업등기선례와 하급심 판례의 일관된 태도에 비추어 볼 때, 자본시장법 제150조에 의하여 의결권이 제한되는 주식은 주주총회의 발행주식총수에서 제외함이 타당해 보입니다.

 

 


본 글에는 필자의 견해가 포함되어 있으며,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리의 적용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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