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는 기업들에게 사업 관련 특정 장비를 장기렌트해주는 영업을 하는 회사입니다. A사는 최근 렌털 계약 체결 방식을 앱(app) 등을 통한 전자문서 및 전자서명 방식으로 변경하는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렌털 계약'뿐 아니라 렌털 계약과 관련하여 법인 고객의 대표이사 등과 체결하는 '(연대)보증계약'도 전자문서 및 전자서명 방식으로 대체 가능한지에 대하여 확인을 구하고자 필자의 사무실에 법률자문을 요청하였습니다.
A사의 계획은 위 '보증계약'을 통하여 장비를 렌털(대여)해 간 법인이 대여료를 지급하지 않거나 장비를 반환하지 않는 경우 그 법인의 대표이사 등에게 보증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앱(app)을 통해 전자적 방식으로 본계약(장비 렌털 계약)을 체결 과정에서 보증계약 역시 한꺼번에 체결할 경우, 계약 체결의 효율성은 높이고 보증계약 체결에 대한 심리적 부담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A사 역시 '(종이)서면'이 아닌 '전자적 방식'에 의해 체결된 보증계약은 원칙적으로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단서에 따라 그 효력이 부정됨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A사는 위 원칙에 대한 예외 조항인,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보증의 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는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민법 제428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서면으로 본다"는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을 활용하여 위 계획을 법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이하의 내용은 해당 질의에 대해 필자의 사무실에서 작성한 검토의견서의 일부를 블로그 형식에 맞게 편집한 것입니다. 그리고 말미에 검토의견서 작성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하급심 판례들의 판단을 추가하였습니다.
1. 전자문서 및 전자서명의 유효성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기본법(이하 '전자문서법') 제4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자서명법 제3조 제1항은 "전자서명은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법적 효력이 부인되지않는다"고 규정하고, 동조 제2항은 "법령의 규정 또는 당사자 간의 약정에 따라 서명,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의 방식으로 전자서명을 선택한 경우 그 전자서명은 서명,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자문서 및 전자서명은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그 효력이 부정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2. 민법상 보증계약 체결의 요식성
그런데 민법 제428조의2 제1항은 '본문'에서 "보증은 그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그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단서'에서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보증계약을 '요식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조문은 보증인으로 하여금 더욱 신중하게 보증거래를 하게 하는 한편, 보증과 관련된 분쟁을 예방하거나 분쟁 해결을 쉽게 하여 보증인을 보호하려는 취지에서 2015. 2. 3. 민법 일부개정 때 입법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전자문서법 및 전자서명법에 따라 전자문서 및 전자서명이 일반적으로 유효함에도 불구하고, 민법은 보증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반드시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의 형태로 보증인의 의사표시가 이루어질 것을 요구합니다.
또한 그 의사표시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고 하여 전자문서에 의한 보증계약의 효력을 명시적으로 부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보증계약은 '종이'로 된 문서에 보증인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지 않는 이상 효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3.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에 의한 예외
그러나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은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보증의 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는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민법 제428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서면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위에서 설명한 민법 제428조 제1항 단서에 대해 다시 '예외'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질의하신 사안과 관련해서는 법인 고객의 대표자 등이 자신이 운영하는 법인에 필요한 장비의 대여계약과 관련하여 앱 등을 통한 전자화 방식으로 '(연대)보증'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이 규정한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보증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에 해당하여 유효한지 여부가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4.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의 해석
가.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의 문언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의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보증의 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를 그 문언 그대로 해석하면, 보증계약이 그 효력이 발생하기 위하여는 보증인이 보증의 의사표시를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즉, '보증행위' 자체가 보증을 하는 주체의 영업 또는 사업이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주계약(본건의 경우 '대여계약')이 영업 또는 사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면, 그에 대한 전자적 형태로 이루어진 보증의 의사표시 역시 영업 또는 사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닌지"에 관한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계약과 보증계약은 법적으로 구별되는 별개의 계약이고, 주계약상의 주채무자와 보증계약상 보증채무자는 별개의 인격이라 할 것이어서, 주계약이 영업 또는 사업으로 체결된 것이라고하여도, 이를 근거로 보증계약이 보증인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됩니다.
나. 전자문서법 입법 과정 및 취지 등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보증의사의 효력을 일률적으로 부정하는 민법 제42조의2 제1항 단서에 대해서 그 입법 당시부터 ‘기관보증’의 현실 등을 고려할 때 입법론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부연하면, 민법 제428조의2가 신설되기 이전부터 기술신용보증기금이나 보증보험회사 등은 전자보증 시스템을 구축하여 활용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전문 기관들에 의하여 이뤄지는 보증의 경우 ‘경솔한 보증’ 등을 우려하여 보증인, 즉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을 보호할 필요가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에 민법 제428조의2가 위와 같은 ‘기관보증’까지 포함하여 전자적인 보증의 의사표시의 효력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는 비판이 상당하였습니다.
이러한 비판을 고려하여 민법 제42조의2가 신설된 2015. 2. 3.로부터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2016. 1. 19. 전자문서법 개정을 통하여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보증의 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는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같은 항 본문에 따른 서면으로 본다.”는 동법 제4조 제2항이 신설되었습니다.
실제로 전자문서법은 다음과 같이 명시적으로 그 ‘개정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 '개정이유' 중 일부 |
| "신용보증기금, 건설공제조합 등 보증계약을 전문적으로 체결하는 기관이 하는 이른바 ‘기관보증’ 등의 경우에는 대부분 전자적 방식으로 보증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자적 방식의 기관보증 등은 신중한 보증계약 체결 도모라는 당초의 민법 개정 취지의 측면에서 보아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 오히려 위 전자적 방식의 보증계약이 일률적으로 효력이 부정될 경우 거래계의 혼란이 예상되며, 이미 구축한 전자적 방식 외에 추가로 서면 송달 등을 해야 한다면 이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이 소요될 우려도 있다." "따라서 민법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기관보증 등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과 관련하여 하는 보증의 경우에는 전자적 방식의 보증도 효력이 인정되도록 특례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
법무부가 2017. 3. 발행한 '전자문서법 해설서' 역시 위와 같은 입법취지에 기초하여 다음과 같이 전자문서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 전자문서법 해설서 39면 |
| “(민법) 보증의 의사를 전자문서로 표시한 경우 효력이 없음. 단, 보증계약을 영업으로 하는 전문 기관이 하는 이른바 기관보증은 전자적 방식의 보증계약 체결이 가능” |
위와 같이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은 그 입법 과정 및 취지를 고려할 때 명백히 '기관보증'처럼 '보증 자체가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인 자에 의한 보증'을 염두에 두고 신설된 조항이라 할 것입니다.
다. 민법 제428조의2 위법취지와의 조화
신설된 민법 제428조의2가 규정하고 있는 ‘보증계약의 요식성’에 관한 내용은 본래 특별법인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보증인보호법’) 제3조가 규정하고 있던 내용입니다.
그런데 입법자가 그 적용범위가 제한적이었던 특별법인 보증인보호법상 조항을 삭제함과 동시에 일반법인 민법에 같은 내용의 조항을 신설하고, 더 나아가 기존 보증인보호법상 존재하지 않던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는 단서까지 추가한 것은, 명백히 그 취지(의도)가 ‘서면’에 의한 계약이라는 보증계약의 요식성을 기존보다 ‘일반화’하고 ‘강화’하겠다는 데 있다고 보입니다.
이러한 민법 제428조의2의 입법취지는 그로부터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신설된 전자문서법 제4조제2항에 대한 해석과 관련해서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더더욱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을 ‘보증계약의 요식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라. 소결
그 문언, 입법 과정 및 취지 등을 고려할 때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 소정의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보증의 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는 기관보증처럼 보증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전문기관이 보증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작성된 보증의 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5. 사안의 결론
위 사안에서 A사에 제시한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A사가 법인 고객과 앱 등을 통한 전자적 방식으로 장비 렌털 계약(대여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법인 고객의 대표(예컨대 대표이사 강백호)와도 동일하게 전자적 방식으로 렌털 계약 관련 '보증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와 같이 작성된 보증의 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는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의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보증의 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A사가 위와 같은 방식으로 법인 고객의 대표자 등과 체결한 (연대)보증계약은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단서에 따라 그 효력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6. 보론: 하급심 판례의 경향
A사에 대한 위 의견 제시 당시에는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의 해석에 관한 대법원 판례는 물론이고 이를 정면으로 다룬 하급심 판례 역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따른 결론이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보증의 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는 기관보증처럼 보증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전문기관이 보증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작성된 보증의 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를 의미한다는 해석입니다.
아직까지도 이에 관한 대법원 판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급심의 경우 최근 부산지방법원과 전주지방법원에서 필자의 위 해석과 다른 해석에 기초한 판결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우선 전주지방법원 2026. 4. 3. 선고 2024가단30019 판결은, 피고 회사의 태양광 발전사업 자금 조달과 관련하여 대주와 차주인 피고 회사의 관계자(대표자 아들) 사이에 이뤄진 대여계약상의 채무를 피고 회사가 전자적 방식으로 연대보증한 사안에서, "피고 회사가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보증의 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부산지방법원 2025. 1. 22. 선고 2024가단329348 판결은, 법인 대표자가 회사의 리스계약 체결 과정에서 연대보증 입보 확정 동의와 본인인증 등을 직접 입력·전송한 경우, 이를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전자문서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판결문에서 별도로 설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두 판결은 앞서 필자가 설명드린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단서 및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의 입법 연혁과 취지보다는, 1) 전자문서법 제4조 제2항이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에서 그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지 않아서 이를 기관보증과 같은 '보증영업'으로 제한할 문언상 근거가 없는 점과 2) IT기술의 발전으로 전자적으로 체결되는 계약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 제4조 제2항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거래현실에 맞지 않는 점을 더 중요하게 고려한 것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위 두 판결의 '확정' 여부는 판례 사이트에서 확인이 되지 않고, 이러한 해석이 대법원에서도 유지될지, 다른 하급심 판결에서도 같은 해석이 유지될지는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미 보증계약이 전자적으로 체결되어 그 효력을 주장해야 하는 측에서는 위 두 판결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아직 보증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자적 방식의 계약 체결을 고려하고 있다면, 특히 그러한 전자적 방식의 보증계약을 특정 사안에서 일회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상 계약과 관련하여 일반적인 방식으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명시적인 대법원 판결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여전히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즉 채권자 입장에서는 '종이' 문서에 의한 전통적 방식의 보증계약 체결이 법적으로 안전합니다.
본 글에는 필자의 견해가 포함되어 있으며, 유관기관이나 법원의 판단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리의 적용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작성자: 박시완 변호사
'기업법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업자단체(사단법인)에서 임원(이사) 해임의 자유와 제한 (0) | 2026.08.28 |
|---|---|
| 대표이사 대표권 포괄위임의 효력, 문서 범죄 성립 가능성 (0) | 2026.08.21 |
| 사채권자집회 소집공고 후 의안 내용을 변경한 결의의 적법성 (0) | 2026.08.07 |
| 회사의 자회사 주식양도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대법원 2019다236385 판결 분석 (0) | 2026.07.29 |
| 5% 보고의무 위반 주식, 주주총회 '발행주식총수'에서 제외 여부 (0) | 2026.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