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무

사업자단체(사단법인) 임원 선임 총회 전자투표 도입 가능성

박시완 변호사 2026. 8. 30. 17:21

 

1. 들어가며

 

​일정한 사업자들의 모임인 A협회는 그 법적 성격이 '(사단)법인'에 해당하는 단체입니다. 협회 설립의 근거가 된 법률은 적용법률과 관련하여 "이 법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는 민법 중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A협회의 정관은 '임원은 선거를 통하여 총회에서 선임(선출)하고, 선거와 관련한 세부적인 사항은 이사회가 선거관리규정의 제정(개정)을 통하여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A협회는 기존 임원들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필자의 사무실에 임원 선출과 관련한 '법인 총회의 전자투표제 도입 가능성'에 대한 법률검토를 의뢰하였습니다. 

이하의 내용은 해당 의뢰에 따라 제공하였던 의견 내용을 블로그 형식에 맞게 수정·편집한 것입니다.   

 

 

2. 법률의 근거가 없더라도 '전자투표제' 도입이 가능한지

상법 제368조의4, 공동주택관리법 제22조 제1항,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8조 제2항 등은 주주총회 등에서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하여 전자적 방법에 의한 의결권 행사, 즉 ‘전자투표’가 가능함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A협회의 설립 근거가 된 법률에는 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 방법으로 '전자투표'를 규정하고 있지 않고, 민법 역시 사단법인 총회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하여 제73조 제2항에서 “사원은 서면이나 대리인으로 결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전자투표에 관해서는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총회의 의결권 행사방법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이 그 자체로 A협회의 설립 근거가 된 법률이나 민법이 지향하는 법인의 운영방식에 반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민법 제73조 제2항은 이미 총회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도 의결권을 행사하는 ‘서면투표’를 허용하고 있는데, 기술 발전을 고려할 때 전자투표가 서면투표보다 ‘의결권자와 실제 행사자의 동일성 확인’이나 ‘결의의 공정성’ 등 면에서 문제가 더 크다고 보기는 힘들고, 오히려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부합한다고 판단됩니다.

 

무엇보다 총회에서의 결의 방법은 단체의 의사표시의 형성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그것이 공서양속이나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 이상 사적자치 내지 사단자치의 영역으로 존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민법 제73조 제3항이 정관에 다른 규정이 있는 때는 동조 제1항의 '결의권 평등'이나 제2항의 '서면 또는 대리인에 의한 결의권 행사' 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다고 한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합니다. 

결론적으로 단체 구성원(회원)들이 정관으로 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방식으로 '전자투표'를 도입한 경우 해당 정관 조항 및 그에 따른 전자투표는 유효하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3. 전자투표제 도입이 반드시 (정관 개정의) '총회 결의'를 통해 이뤄져야 하는지

이에 대해서는, 다음의 2가지 견해가 존재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총회 결의 필요설]
법률에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단체가 사단자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일정한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그 단체의 결의행위, 즉 총회결의가 필요하고, 더군다나 전자투표는 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 중요한 사항이므로, 단체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총회에서의 결의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는 전자투표를 도입할 수 없다.

[총회 결의 불요설]
전자투표제는 사원의 의결권 행사의 편의를 돕는 것이지 이를 제한하는 제도가 아니므로 그 도입을 위해서 반드시 총회를 거쳐야 한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현행 정관에서 이미 이사회가 선거관리규정 등 업무처리에 필요한 규정을 제정 및 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사회에서 선거관리규정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전자투표를 도입할 수 있다. 

[검토의견]
두 견해 모두 나름의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고, 이에 관한 판례나 유관기관의 명확한 해석이 없는 현 상황에서, 둘 중 어느 견해가 타당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향후 법적 분쟁 발생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 보수적인 접근이 합리적이라고 사료됩니다. 

결국 '전자투표제' 도입은 법적으로 유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정관 개정 기타 전자투표제 도입에 관한 총회 결의 없이 이사회 결의나 그에 기한 선거관리규정의 개정만에 기초하여 임원 선출에 관한 총회를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드립니다.

 


본 글에는 필자의 견해가 포함되어 있으며, 유관기관이나 법원의 판단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리의 적용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작성자: 박시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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